히이레와 나마자케 - 나마자케·나마초조슈·나마즈메슈·무로카 나마겐슈의 차이
나마초조슈(生貯蔵酒)와 나마즈메슈(生詰め酒). 이름이 비슷해서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사실 이 둘은 히이레(火入れ, 청주를 가열해 살균하는 공정)라는 같은 과정을, 어느 단계에서 딱 한 번만 거치느냐만 다를 뿐이다.
히이레란 가열 살균을 뜻한다. 일본 사케는 보통 빚는 과정에서 두 차례 히이레를 거친다. 이 두 번 중 어느 쪽을 생략하느냐에 따라 나마자케(生酒)·나마초조슈·나마즈메슈라는 이름으로 갈린다. 히이레의 목적, 세 가지 '나마(生)'를 구분하는 법, 그리고 '무로카 나마겐슈(無濾過生原酒)'라는 긴 이름을 풀어보는 것까지. 이 순서로 따라가면 뒷라벨의 나마 표시가 더는 헷갈리지 않는다. 전체 제조 공정에서의 위치는 제조 공정에서, 자세한 보관 방법은 보관과 온도에서 다룬다.
히이레는 왜 하는가
히이레는 압착을 마친 술을 약 60~65도에서 짧게 데우는 가열 살균이다. 목적은 두 가지다. 히오치균(火落ち菌)을 억제하는 것과 효소의 작용을 멈추는 것.
히오치균은 사케 안에서도 살아남는 특수한 유산균이다. 이것이 늘어나면 술이 뿌옇게 흐려지고 시큼해져 상품 가치를 잃는다. 이 현상을 히오치(火落ち)라 부른다. 가열하면 히오치균은 죽고 증식을 막을 수 있다.
또 하나의 목표는 효소다. 갓 짜낸 술에는 누룩(코지, 麹, 누룩곰팡이를 번식시킨 쌀)에서 유래한 효소가 살아있는 채로 남아 있다. 효소를 그대로 두면 맛과 향이 조금씩 변해간다. 히이레로 효소를 실활시키면 그 변화가 멈추고, 양조장이 의도한 맛에서 안정된다.
다만 온도를 지나치게 올리는 것은 금물이다. 과도하게 가열하면 알코올이 날아가고 향도 손상된다. 그래서 히이레는 고온에서 오래 끓이는 것이 아니라, 기준 온도대에서 짧은 시간만 통과시킨다.
방식은 양조장마다 다르다. 병에 담은 술을 뜨거운 물에 담가 데우는 병 히이레(瓶火入れ). 가는 관을 뜨거운 물에 통과시켜 데우는 자칸(蛇管). 열교환기로 연속적으로 데우는 파스퇴라이저(pasteurizer). 양조장의 규모나 노리는 맛에 따라 골라 쓴다. 병 히이레는 향이 잘 날아가지 않아 나마자케에 가까운 신선함을 남기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어떤 방식이든 목표는 같다. 히오치균을 억제하고 효소를 멈추는 것. 히이레가 공정 어디에 들어가는지는 제조 공정에서 도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의 히이레와 그것을 생략하는 갈림길
일반적인 사케는 히이레를 두 번 한다. 첫 번째는 압착 후 저장하기 전, 두 번째는 병입해 출하하기 전이다. 두 번 다 거친 술은 술맛이 안정되어 상온 유통도 견딘다. 매장 선반에 오래 놓이는 술 대부분이 이 유형이다.
나마자케 계열의 분류는 이 두 번 중 어느 쪽을 생략하느냐로 정해진다. 조합은 세 가지다.
- 둘 다 생략한 술. 이것이 나마자케(生酒)다.
- 저장 전만 생략한 술. 이것이 나마초조슈(生貯蔵酒)다.
- 출하 전만 생략한 술. 이것이 나마즈메슈(生詰め酒)다.
헷갈릴 때 실마리는 이름 속 '나마(生)'가 어느 단계를 가리키는지다. 나마'초조'슈는 초조(貯蔵, 저장)가 나마, 즉 히이레 없이 저장한다는 뜻이다. 나마'즈메'슈는 즈메(詰め, 병입)가 나마, 즉 히이레 없이 병에 담는다는 뜻이다. 이름 자체가 히이레를 생략하는 단계를 알려주는 셈이다.
나마자케 두 번 다 히이레하지 않는 술
나마자케(生酒)는 저장 전에도 출하 전에도 히이레를 하지 않는 술이다. '혼나마(本生)'라고도 부른다. 가열을 전혀 거치지 않는 만큼, 갓 짜낸 듯한 신선한 향과 산뜻함이 특징이다.
국세청(国税庁, 일본의 주류 표시 기준을 정하는 기관)의 '청주 제법 품질 표시 기준'에서도 나마자케는 제성(製成) 후 단 한 번도 가열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규정한다. 라벨에 '나마자케'라고 적혀 있다면 히이레 제로라고 읽어도 된다.
매력의 이면에는 주의할 점도 있다. 나마자케는 히이레를 하지 않는 만큼 누룩 유래 효소가 살아있는 채로 남아 맛이 쉽게 변하는 술이다. 상온에 두면 짧은 기간에 향과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냉장 보관이 전제이며, 되도록 빨리 마시는 것이 기본이다. 취급 방법의 자세한 내용은 이 글의 마지막 부분과 보관과 온도에 정리했다.
나마초조슈 저장은 나마, 출하 전에 한 번만 히이레
나마초조슈(生貯蔵酒)는 히이레 없이 저장하고 병입할 때 딱 한 번 히이레하는 술이다. 히이레는 한 번, 시점은 출하 전뿐이다.
저장하는 동안은 나마 상태로 두기 때문에 나마자케에 가까운 신선함이 어느 정도 남는다. 출하 전에 한 번 히이레하므로 나마자케보다는 유통에 강하다. 표시 기준에서도 가열 처리하지 않고 저장해, 이출(移出) 시 가열 처리한 것으로 정의한다. 작은 병이나 컵술에서 자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다루기 쉬운 특성 때문이다.
나마즈메슈와 히야오로시 저장 전에 한 번, 출하 전에는 히이레하지 않음
나마즈메슈(生詰め酒)는 저장 전에 한 번만 히이레하고 병입할 때는 히이레하지 않는 술이다. 히이레 횟수는 나마초조슈와 같은 한 번이지만, 생략하는 단계가 반대다.
가을에 나오는 '히야오로시(冷やおろし)'는 이 나마즈메슈의 대표적인 예다. 겨울에 짠 술을 봄에 한 번 히이레하고, 여름 내내 천천히 숙성시킨다. 그리고 가을, 두 번째 히이레는 하지 않은 채 나마즈메 상태로 출하한다. 여름을 지나며 각이 둥글어지고 맛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히야오로시를 비롯한 계절 술 이야기는 계절의 사케에서 더 다룬다.
나마초조슈와 횟수는 둘 다 한 번이지만 히이레를 생략하는 단계가 반대다. 이 대비는 다음 조견표에서 나란히 확인할 수 있다.
히이레 갈림길 조견표
네 가지 이름을 히이레 유무로 나란히 정리한다. '나마'가 어느 단계를 가리키는지도 함께 표시했다. 뒷라벨 용어가 헷갈리면 이 표로 돌아오면 된다.
| 이름 | 저장 전 히이레 | 출하 전(병입 시) 히이레 | 히이레 횟수 | '나마'가 가리키는 단계 |
|---|---|---|---|---|
| 일반적인 히이레슈 | 있음 | 있음 | 2회 | 없음 |
| 나마초조슈 | 없음 | 있음 | 1회 | 저장 |
| 나마즈메슈(히야오로시 등) | 있음 | 없음 | 1회 | 병입(즈메) |
| 나마자케(혼나마) | 없음 | 없음 | 0회 | 저장과 병입 둘 다 |
횟수만 보면 나마초조슈와 나마즈메슈는 둘 다 한 번이다. 차이는 생략하는 단계에 있다. 이 한 가지만 짚어두면 둘을 헷갈릴 일이 없다. 신선함은 히이레 제로인 나마자케가 가장 강하고, 그다음 나마초조슈·나마즈메슈, 두 번 거친 히이레슈 순으로 완만해진다.
구분하는 힌트도 하나 있다. 히이레를 생략한 술은 뒷라벨에 '냉장 보관 필요'라고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히이레 제로인 나마자케는 거의 반드시 냉장 지정이다. 표시 용어가 헷갈릴 때는 보관 조건 지정이 나마 계열 술인지 가리는 실마리가 된다.
'무로카·나마·겐슈' 세 단어 풀어보기
'무로카 나마겐슈(無濾過生原酒)'라는 긴 이름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세 단어가 붙었을 뿐이다. 각각 서로 다른 공정을 생략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 단어는 각각 다른 공정을 '생략'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 단어 | 생략하는 공정 | 의미 |
|---|---|---|
| 무로카(無濾過) | 여과 | 색과 잡미를 숯 등으로 다듬는 공정을 생략 |
| 나마(生) | 히이레 | 앞서 본 가열 살균을 거치지 않음 |
| 겐슈(原酒) | 가수 | 물로 희석해 도수를 조정하는 공정을 생략 |
이 세 가지가 갖춰지면 '무로카 나마겐슈'가 된다. 아무것도 덜어내지 않은, 양조장에서 짜낸 그대로에 가까운 술이라고 생각하면 그림이 그려진다. 겐슈는 물로 희석하지 않는 만큼 도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인 가수주가 15도 안팎인 데 비해, 겐슈는 17~19도 정도인 경우가 많다. 가수는 본래 마시기 좋은 도수로 맞추고 맛을 다듬기 위한 공정이다. 겐슈는 그 한 단계를 생략하므로 맛과 향이 진하게 나타나기 쉽다.
용어의 근거에는 유의할 점이 있다. '겐슈'와 '나마자케'는 국세청 표시 기준이 정한 공식 표시 용어다. 반면 '무로카'는 기준에 정의가 없고, 양조장이 제법을 알리기 위해 쓰는 임의 표시다. 같은 라벨에 나란히 적혀 있어도 법적 위치는 같지 않다.
나마자케의 취급과 보관 냉장과 조기 음용이 기본
나마 계열 술은 히이레주보다 다루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이유는 앞서와 같다. 효소가 살아있는 채로 남아 맛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히이레 제로인 나마자케는 변화가 빠르므로 상온 방치는 피해야 한다.
주류종합연구소(酒類総合研究所, NRIB, 일본 사케 연구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의 보관 가이드도 나마자케는 저온 냉장을 권장한다. 기준은 대략 1~5도다. 사면 곧바로 냉장고에 넣고, 개봉했으면 되도록 빨리 마신다. 이것이 나마자케 본연의 신선함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나마초조슈나 나마즈메슈도 히이레가 한 번뿐이므로 히이레주보다 일찍 소비하는 편이 안심된다.
'나마니까 신선하고, 상온에 둬도 괜찮다'는 것은 오해다. 나마인 술일수록 차게 두고 일찍 마신다. 이 한 가지만 지키면 히이레를 생략한 술의 본래 매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온도대별 적합성과 가정에서의 보관 방법은 보관과 온도에, 뒷라벨에서 나마 표시를 구분하는 방법은 라벨 읽는 법에 정리되어 있다.
한 번도 히이레를 거치지 않는 나마자케부터 두 번 거친 안정적인 히이레주까지. 이 폭은 사케가 맛의 설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는 표시이기도 하다. 매장 선반에서 한 병을 고를 때, 히이레 횟수를 떠올리면 그 술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 이 글은 법정 음주 가능 연령(일본에서는 20세) 이상의 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음주는 적당량을 지키고,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 운전 전에는 음주를 삼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