ポンシュ

Ponsh

신슈·히야오로시·아키아가리, 계절을 담은 사케의 표현들

Culture & History#Beginner#seasonal#terms

일본 사케에는 계절의 이름을 가진 술들이 있다. 시보리타테(しぼりたて, 갓 짜낸 술)는 겨울, 여름 술은 여름, 히야오로시(ひやおろし)는 가을 소식을 전한다. 같은 양조장에서 빚은 술이라도 만드는 시기와 출하 시기에 따라 맛과 이름이 달라진다. 달력을 따라 계절의 표현들을 정리해두면, 지금 이 계절에 맞는 한 병을 고르기가 한결 쉬워진다. 그 구조부터 하나씩 따라가 보자.

사케에 계절 이름이 붙는 이유

일본 사케의 한 해는 가을 수확에서 시작된다. 햅쌀이 나오면 양조장은 겨울 동안 술을 빚는다. 예로부터 사케 양조는 10월에 시작해 이듬해 9월까지를 한 매듭으로 삼았고, 양조장들은 이날을 "사케 원단(酒造元旦)"이라 부르며 기념해왔다. 10월 1일이 오늘날에도 "일본주의 날"로 남아 있는 이유다(다만 현재 공식적인 "주조연도(酒造年度)"는 7월 1일을 기점으로 계산하며, 10월은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구분이다). 빚은 술을 언제, 얼마나 숙성시켜 내놓을지, 이 차이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만들어낸다. 이 달력의 유래는 일본 술 빚기의 전통과 문화에 정리되어 있다.

겨울 술: 시보리타테·신슈

겨울은 갓 짜낸 젊은 술이 출시되는 계절이다. "시보리타테(しぼりたて)"는 모로미(醪, もろみ. 발효를 마친 쌀·누룩·물의 혼합물)를 짜낸 직후 바로 병에 담은 술을 가리킨다. 대부분 히이레(火入れ, 저장·출하 전 술을 데워 품질을 안정시키는 저온 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나마자케(生酒, namazake, 살균하지 않은 생술)다. 열처리를 거치지 않은 만큼 향이 풋풋하고 입에 닿는 느낌에 생생함이 남아 있으며, 은은한 탄산감이 있는 경우도 있다. 차게 식혀 되도록 빨리 마시면 이 젊은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신슈(新酒, 신주)"는 그해 수확한 햅쌀로 빚어 갓 완성된 술을 뜻한다. 시보리타테와 신슈는 가리키는 범위가 크게 겹치며, 겨울의 같은 한 병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부르는 이름이라 보면 된다.

봄 술: 하루자케·하나미자케

봄에는 꽃놀이 계절에 어울리는 화사한 술들이 늘어선다. "하루자케(春酒)"나 "하나미자케(花見酒)"라 불리지만 정해진 정의는 없다. 살짝 뿌옇게 흐린 우스니고리(うすにごり)나 연한 분홍빛을 띤 술처럼, 보는 것만으로 봄을 느끼게 하는 상품들이 눈에 띈다. 가볍고 향이 도드라지는 술이 특히 선호되는 계절이다.

여름 술: 나츠자케

나츠자케(夏酒)는 차게 마시는 것을 전제로 빚은 계절 술이다. 산뜻한 목넘김과 비교적 낮은 알코올 도수를 가진 제품이 많다. 산미를 살려 깔끔하게 마무리한 술이나 은은한 탄산이 있는 술도 있다. 나츠자케에 공통된 정의는 없으며, 각 양조장이 그해 여름을 겨냥해 내놓는 상품을 통틀어 이렇게 부른다. 충분히 차게 하면 뒷맛이 가벼워져 마시기 편해지고, 잔까지 차갑게 하면 청량감이 한층 두드러진다.

가을 술: 히야오로시와 아키아가리

가을을 대표하는 술이 "히야오로시(ひやおろし)"다. 겨울부터 봄 사이에 빚은 술에 저장 전 딱 한 번 히이레(火入れ)를 한다. 그대로 여름을 넘겨 숙성시킨 뒤 가을에 출하한다. 보통의 술은 저장 전과 출하 전, 두 차례 히이레를 거치지만 히야오로시는 출하 전의 두 번째 히이레를 생략한다. 이 방식을 나마즈메(生詰め, 저장 전 한 번만 살균한 술)라 부른다. 이름의 유래는 에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깥 공기와 창고 안 온도가 비슷해지는 초가을 무렵, "히야(冷や, 가열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술통에서 내려보낸("오로시") 데서 "히야오로시"라는 이름이 나왔다. 여름을 지나며 숙성되어 각이 둥글어진 감칠맛과 부드러움이 더해진다. 버섯 요리나 생선구이 같은 가을 별미와 잘 어울리며, 은은하게 데운 누루칸(ぬる燗, 약 40도 전후로 데운 술)으로 마시면 감칠맛이 한층 풍부해진다.

아키아가리(秋あがり)는 히야오로시와 비슷한 맥락에서 쓰이지만 가리키는 대상이 다르다. 아키아가리는 술의 "종류"가 아니라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름을 넘기며 감칠맛이 오르고 맛이 균형 잡힌 상태를, 마시는 쪽에서 이렇게 부른다. 파는 쪽이 쓰는 "히야오로시"와 마시는 쪽이 쓰는 "아키아가리", 같은 가을 술을 서로 다른 입장에서 부르는 셈이다. 히이레 횟수에 따른 나마자케·나마즈메·나마초조(生貯蔵)의 구분은 히이레와 나마자케 이야기에서 자세히 정리한다.

계절별 호칭 한눈에 보기

아래 표에 계절별 호칭과 히이레 여부, 맛의 경향을 정리했다. 시기는 어디까지나 대략적인 기준이며, 양조장과 지역, 그해의 양조 사정에 따라 앞뒤로 달라질 수 있다.

호칭 주요 시기 히이레 특징
시보리타테·신슈 겨울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음(나마자케) 갓 짜낸 술. 향이 풋풋하고 생생함
하루자케·하나미자케 상품에 따라 다름 우스니고리나 연한 색. 가볍고 화사함
나츠자케 여름 상품에 따라 다름 차게 마시는 술. 산뜻하고 저알코올인 경우가 많음
히야오로시 가을 봄에 한 번만(나마즈메) 여름을 넘긴 숙성. 감칠맛이 오르고 부드러움
아키아가리 가을 히야오로시에 준함 술 자체가 아니라 "여름을 넘겨 맛이 오른 상태"

계절 따라 고르는 즐거움

계절의 이름은 지금 제철인 한 병을 고르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겨울에는 갓 짜낸 술의 기세를, 여름에는 차갑고 가볍게, 가을에는 숙성이 주는 부드러움을. 계절과 그날의 기분에 맞춰 고르면 같은 브랜드의 술이라도 매번 다른 표정을 만나게 된다. 매장 진열대에서 계절을 나타내는 표현을 발견하면, 그 술이 어떻게 빚어져 어느 시기에 나온 것인지 떠올려보자. 가게에서는 "가을 히야오로시 주세요", "시보리타테 있나요?"처럼 계절을 나타내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도 통한다. 브랜드를 찾는 법과 구매 시 살펴볼 점은 일본 사케 구매 가이드에 정리되어 있다.

※ 이 글은 법정 음주 가능 연령(일본 기준 만 20세) 이상 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음주는 적정량을 지키고,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 운전 전에는 음주를 삼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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