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카스 활용 가이드 카스지루·아마자케·카스즈케·보관법
사케카스(酒粕, sakekasu, 술을 짜고 남은 고형분)는 일본 청주를 압착한 뒤 남는 부산물이다. 카스지루(술지게미 된장국)나 아마자케(감주), 채소·생선 절임까지 쓰임새가 넓어 요리에 감칠맛을 더하는 재료로 오래전부터 사랑받아 왔다. 다만 알코올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누가 먹는지, 어떻게 가열하는지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 글에서는 사케카스의 종류, 대표적인 활용법, 보관 요령, 그리고 알코올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순서대로 정리한다.
사케카스란, 압착 공정에서 남는 고형분
사케카스는 발효를 마친 술덧(모로미, moromi)을 짜내는 공정 "조소(上槽, josō, 압착)"에서 생겨난다. 모로미를 짜면 맑은 청주와 고형분으로 나뉘는데, 이 고형분이 바로 사케카스다. 압착 공정 자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압착(조소) 기법에서 다룬다.
사케카스는 쌀과 쌀누룩(코지, koji)이 발효되어 뭉쳐진 덩어리다. 청주 성분이 조금 남아 있어 알코올도 포함한다. 쌀의 감칠맛과 향이 응축된 이 부산물은 요리에 더하면 발효 특유의 깊은 맛을 내주어, 국물 요리부터 절임 반찬까지 폭넓게 쓰여 왔다.
사케카스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
시중에 유통되는 사케카스는 이타카스(板粕, itakasu, 판형)·바라카스(バラ粕, barakasu, 흩어진 형태)·네리카스(練り粕, nerikasu, 숙성 페이스트형)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원료 성분은 동일하지만 형태와 숙성 정도가 다르다.
이타카스는 넓적한 판 모양의 사케카스다. 자동 압착기로 짜내면 판 형태로 배출되는데, 이를 잘라낸 것이 이타카스가 된다. 단단해서 잘 녹지 않으므로 물이나 청주에 오래 담가 부드럽게 만든 뒤 쓰는 것이 다루기 편하다.
바라카스는 판 형태를 이루지 못하고 부스러진 사케카스를 말한다. 이타카스와의 차이는 형태뿐이며 맛은 같다. 수분이 많고 부드러워서 카스지루나 아마자케처럼 물에 풀어 쓰는 요리와 잘 어울리는 종류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이타카스와 바라카스이며, 구입한 것이 부스러져 있어도 성분은 같으므로 사용법은 다르지 않다.
네리카스는 사케카스를 숙성시켜 부드러운 페이스트 상태로 만든 것이다. 탱크에 눌러 담아 숙성시키는 "후미코미카스(踏込粕, fumikomi-kasu)"와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양조장이나 지역에 따라 구분이 다소 다르다. 공기를 빼가며 몇 달간 숙성시키면 한층 부드러운 풍미로 바뀐다. 옅은 분홍빛을 띠는 것이 좋은 품질로 여겨지며, 나라즈케(奈良漬け, 나라 지방의 술지게미 채소 절임) 등 절임 반찬의 절임장으로 예로부터 쓰여 왔다.
| 종류 | 형태·상태 | 어울리는 용도 |
|---|---|---|
| 이타카스(판형) | 판 모양으로 단단함. 잘 녹지 않음 | 물에 불린 뒤 카스지루·절임장에 |
| 바라카스(흩어진 형태) | 부스러진 형태로 부드러움 | 아마자케·카스지루 등 물에 풀어 쓰는 요리에 |
| 네리카스(숙성 페이스트형) | 숙성시킨 페이스트 상태 | 나라즈케 등 절임 반찬의 절임장에 |
대표적인 활용법은 네 가지
사케카스의 대표적인 활용법은 카스지루, 아마자케, 카스즈케(술지게미 절임), 숨은 조미료의 네 가지다. 물에 풀거나, 절이거나, 소량을 섞는 등 용도에 따라 골라 쓰면 된다.
카스지루는 된장국이나 돈지루(돼지고기 된장국)에 사케카스를 풀어 넣는 국물 요리다. 연어나 무, 뿌리채소와 함께 끓이면 감칠맛이 살아나고 몸도 따뜻해진다. 이타카스를 쓸 때는 소량의 국물로 먼저 곱게 풀어준 뒤 냄비에 넣으면 덩어리가 남지 않는다.
카스즈케는 사케카스를 주재료로 한 절임장에 생선이나 고기, 채소를 절이는 방법이다. 사케카스 100g에 쇼추(焼酎, shōchū, 한국 소주와는 다른 일본식 증류주)나 미림을 50ml 정도 섞어 페이스트 상태로 만들면 가정에서도 절임장을 만들 수 있다. 쇼추와 미림은 둘 중 하나만 써도 되고, 미림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 생선 토막이라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절이면 살이 단단해지고 풍미가 배어든다.
아마자케(甘酒, amazake, 달콤한 발효 음료)는 사케카스를 뜨거운 물에 풀고 설탕으로 단맛을 낸 음료다. 사케카스 50g 정도를 뜨거운 물 200ml에 풀고 설탕 큰술 1~2를 넣어 단맛을 맞추는 것이 기준이다. 겨울철 대표 음료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다만 아마자케에는 만드는 방식이 다른 두 종류가 있는데, 이는 다음 절에서 정리한다.
숨은 조미료로도 활용된다. 스튜나 그라탱, 카스지루 이외의 조림 요리에 작은술 하나 정도 넣으면 맛에 깊이가 더해진다. 너무 많이 넣으면 사케카스 특유의 향이 지나치게 강해지므로 소량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
아마자케는 "사케카스"와 "쌀누룩"으로 만든 것이 서로 다르다
아마자케에는 사케카스로 만드는 것과 쌀누룩(코지, koji)으로 만드는 것 두 종류가 있다. 이름은 같아도 원료도, 알코올 유무도 다르다. 이 차이를 혼동하면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에게 잘못 내놓을 우려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사케카스 아마자케는 사케카스를 물에 풀고 설탕으로 단맛을 더해 만든다. 원료인 사케카스에 알코올이 남아 있으므로 미량이지만 알코올을 포함한다. 가열해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쌀누룩 아마자케는 쌀누룩을 55도 전후에서 몇 시간 숙성시켜, 누룩의 효소가 쌀의 전분을 당으로 바꾸는 작용으로 단맛을 낸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달아지며 기본적으로 알코올을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가정에서 온도 관리를 잘못해 오래 두면 야생 효모가 작용해 극미량의 알코올이 생길 수 있다.
| 종류 | 단맛을 내는 방식 | 알코올 |
|---|---|---|
| 사케카스 아마자케 | 사케카스를 풀고 설탕을 더함 | 포함(가열해도 남음) |
| 쌀누룩 아마자케 | 누룩 효소가 쌀을 당으로 바꿈 | 포함하지 않음 |
어린이나 임신·수유 중인 사람, 운전을 앞둔 사람에게 아마자케를 권한다면 쌀누룩으로 만든 것을 고른다. 시판 제품은 원재료 표시를 보면 구별할 수 있다. "사케카스(酒粕)"라고 적혀 있다면 알코올을 포함한 아마자케다.
보관은 냉장이 기본, 오래 둘 경우 냉동
사케카스는 냉장 보관이 기본이다. 실온에서도 어느 정도 보관은 가능하지만, 차게 두면 색과 풍미의 변화를 억제할 수 있다. 개봉한 뒤에는 랩으로 공기를 차단해 냉장고에 넣어 두자.
오래 보관하려면 냉동이 적합하다. 냉동하면 약 1년간 보관할 수 있고, 사용할 때는 자연 해동하면 된다. 딱딱해진 사케카스는 소량의 청주에 담가두면 원래의 부드러움으로 되돌릴 수 있다.
한편 사케카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짙어지고 향도 한층 부드러워진다. 이 숙성 과정을 살린 것이 네리카스다. 색 변화 자체는 반드시 변질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곰팡이가 피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이 남아 있다, 피해야 할 사람이 있다
사케카스는 알코올을 포함한다. 이타카스는 약 8%로, 캔 츄하이(일본의 탄산 과일주)와 비슷한 수준의 알코올을 포함한다(캔 츄하이는 약 3~9%). 짜고 남은 부산물이라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가열하면 알코올이 줄어들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실험에서는 고온으로 가열해도 미량은 남는다고 보고된 바 있다. 카스지루처럼 충분히 끓인 요리라도 소량의 알코올이 남아 있다고 보고 다루는 것이 안전하다.
다음에 해당하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 미성년자(한국 기준 만 19세 미만, 일본 법정 음주 연령은 20세)
- 임신·수유 중인 사람
- 자동차나 자전거를 운전할 예정인 사람
- 알코올에 약한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 대접하려면 사케카스를 쓰지 않는 쌀누룩 아마자케로 바꾸거나, 사케카스 요리 자체를 피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사케카스는 청주를 압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부산물이면서도, 국물 요리·절임 반찬·아마자케로 식탁을 풍성하게 넓혀주는 재료다. 종류와 활용법, 그리고 알코올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면 사계절 내내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 이 글은 법정 음주 연령(일본 기준 20세) 이상의 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음주는 적정량을 지키고, 임신·수유 중이거나 운전 전에는 음주를 삼가시기 바랍니다.